ESC 쌤의 과학탐험실

[에필로그] 슬로보트, <고르고르 인생관>, 어떤우주, 2023년, p.23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오늘 필사한 작품은 슬로보트 작가님의 <고르고르 인생관>입니다. 길지 않은 문장이었지만, 필사를 하면서 왠지 모르게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최근 설정한 목표들이 결코 쉬운 것들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언제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는 동경의 대상 같은 목표들. 그래서 더욱 고고해 보이고, 가끔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치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혹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제대로 된 방향인지, 어디까지 가야 끝이 보일지 헤매면서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은 결국 우리가 삶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계속 시도하고, 노력하며 시간을 축적해 나간다면 결국 나만의 색깔을 가진 무언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어떠한 형태로든요.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합니다. 일을 벌여놓으면 결국 그것을 정리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결과물이 나오고, 그 시간 동안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게을러질 수도 있는 제 자신을 잘 알기에, 일부러라도 일을 만들곤 합니다. 그렇게 쌓인 결과물은 성공일 때도 있었고, 실패일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공이든 실패든, 결국 그 경험이 저에게 남긴 것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게 깨달음이라는 형태로 남는 것이 아닐까요? 지나고 보면 어떤 경험이든 결국은 삶에서 도움이 되더라고요.

 

  적절한 예일지 모르겠지만, 대학 시절 휴학을 고민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교수님들과 선후배들, 주변인들과 많은 의견을 나누었고, 결국 휴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선택의 결과 자체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이후 비슷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비록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좀 더 원활하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떤 순간과 상황이든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려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요?

 

 

  필사를 하면서 슬로보트 작가님이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독립 서점 [북극 서점]을 운영하는 분이더군요. 흥미로운 이력을 가지고 계셨는데,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책을 쓰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왠지 더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북극 서점은 작가님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고르고르 인생관>은 고르고르라는 고양이가 삶에 지친 여섯 사람에게 그들에게 맞는 인생관 편지를 전해주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단순한 위로가 아닌, 각자의 삶과 맞닿아 있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으로 보입니다. 

 

  필사로 짧게 접한 문장만으로도 깊은 위로를 받았는데, 제대로 한 번 읽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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