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문유석, <쾌락 독서>, 문학동네, 2018년, p.113~114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문학비평용어사전에서는 에세이를 '개인의 상념을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한두 가지 주제를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논하는 비허구적 산문 양식'이라고 정의합니다. 한국어로는 보통 ‘수필’이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문학에서 ‘수필’이 에세이와 유사한 개념과 어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수필을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개인적인 서정이나 사색과 성찰을 산문으로 표현한 문학 양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쉽게 글을 쓰는 요령 중 하나는 '나'를 주제로 삼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나'에 대한 이야기를 형식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풀어가는 것이 글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에세이가 다른 사람의 경험과 감정을 이해하는 데도 좋은 장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필사한 책에서 문유석 작가님의 <쾌락 독서>에 나온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님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이면서,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분이기도 합니다.
"그래, 나는 에이스가 아니었어. 팀의 주역이 아니면 어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으면 그걸로 족한 거 아냐?"
이 문장을 읽으며,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더닝-크루거 효과'에 대한 글이 떠올랐습니다. (2025.01.10 - 절망의 계곡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을 찾는 법 (feat. 더닝-크루거 효과) 자신감과 자존감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지만, '절망의 계곡'에 빠진 순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작은 비판조차도 크리티컬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니까요.
작년에 한 학생과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마침 교무실에 심리학을 부전공하신 선생님이 계셔 조언을 구했더니, 심리학과 정신의학은 꽤 큰 차이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 심리학의 핵심: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정신의학의 핵심: 정신 병리를 연구하고 이를 치료하는 일에 집중
흔히 우리가 겪는 절망과 불안은 대부분 심리적인 요소에서 기인하며, 사람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주변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능력을 기르거나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방법은 결국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 기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왜 뭐라고 해?"
이 간단한 말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방어 기제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장도연 씨가 한 발언도 떠오르네요.
예능에서 다소 과장되게 표현한 말일 수 있지만, 심리학적으로도 충분히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의 행복’이 아닐까요? 교육계에서는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이를 조금 바꿔 생각해보면,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하다'는 말이 되겠죠.
저도 앞으로는 좀 더 나를 사랑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거침없이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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