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현진건, <운수 좋은 날>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아주 유명한 작품이죠? 오늘은 현진건 작가님의 <운수 좋은 날>의 한 단락을 필사해보았습니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의 이주윤 작가님은 '비유를 사용하여 글을 쓰면 독자가 글을 수동적으로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그 장면을 상상하며 글에 빠져들게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운수 좋은 날>의 단락을 읽어보니 어렸을 적에는 대수롭지 않게 읽었던 문장들이 너무도 생동감 있게 느껴집니다.
추어탕집(선술집)의 증기 가득한 내부에서 특유의 너비아니구이가 구워지는 소리와 늘어진 음식들 가운데 배고픈 김첨지의 표정이 '모조리 깡그리 집어삼켜도 시원치 않았다.'라는 어구로 생동감 있게 상상이 갑니다. '뻐지짓뻐지짓'이라는 청각적 표현이 어찌나 찰떡 같은지 새삼 작품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집중하는 부분이 어디인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체감이 됩니다.
저녁 식사 때도 넘어선 늦은 밤, 영하의 싸늘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 고즈넉한 OO역의 거리에는 어깨를 움추리고 고개를 묻어가며 바람을 피해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행인들만 몇몇 보인다. 길 너머 보이는 주황색 간판의 순대국밥집의 유리문은 뿌옇게 김이 서려 잘 보이지 않지만 비치는 움직이는 그림자들로 열기가 느껴진다. '드르륵' 걸림 있는 문 열림 소리를 지나쳐 들어선 내부는 거나하게 취한 취객들과 남녀노소 일가족, 활기 넘치는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로 빽빽하게 메워져 있었다.
얼마 전 회식 자리의 장면을 되돌아 보며 글을 적어보았는데, 역시 어휘 부족으로 '딱 이거다!' 하는 표현이 생각이 나지 않아 그저 그런 단락이 만들어지네요. 적절한 비유와 어휘들을 알 때마다 적어두며 보다 생동감 있는 글을 작성해보고자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어휘와 표현을 알고 계시면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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