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 2023년, p.54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오늘 필사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한 구절이 눈에 밟힙니다. 책의 제목처럼 '사소한 것들'일 수 있겠지만, 노인이 펄롱에게 한 말이 무언가 위로가 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죽기 전까지 계속해서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옷을 입을 때 초록색 내복을 입을지, 파란 내복을 입을지를 고르던 어린 시절부터, 내가 살 집을 고르기 위해 부동산에서 집을 보고 계약을 할지를 고민하는 시기까지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곤 하죠.
선택의 순간에 깊은 고민이 필요할 수도, 대수롭지 않은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든지 간에 우리는 선택을 통해 기회를 잡기도 하고 놓치기도 합니다. 저도 살면서 많은 선택을 통해 ‘기회비용’을 사용했습니다. 아니, 사용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사회 시간에 배웠던 '기회비용'이라는 경제 용어는 자본주의적으로 아주 적절한 표현입니다. 다만 알게 모르게 그러한 경제적인 사고를 삶의 선택 속에 투영해 온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함으로써 무언가를 '잃는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사실은 무언가를 '선택하지 않는다.'라는 선택지를 고름으로써 또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를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손해 보는 듯하겠지만, 그것이 삶 속에서 또 다른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학부생 때 휴학을 고민하다가 결국 학업을 이어나가면서 학업적으로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든지, 연속적으로 맡고 있는 일을 육아휴직을 함으로써 경력 단절이 되더라도 가족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그동안의 업무를 정리해 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요.
어떠한 길을 가더라도, 얼마나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그렇게 쌓아온 경험은 어디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길로 어디든 우리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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