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오 헨리, <마지막 잎새>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이번에도 유명한 작품을 필사해보았습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어릴 때 읽었던 작품이고 워낙 엔딩 장면과 '잎'의 존재감이 강했던 탓인지 어째서 주인공이 병을 앓고 있는지 원인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폐렴'이었더라고요.
생명과학 교과에서 '폐렴'은 자주 다루는 질병입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생명과학Ⅰ에서는 병원체를 다룰 때, 생명과학Ⅱ에서는 유전자 연구에서 다루곤 하다보니 학생들도 잘 알게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런 질병이 <마지막 잎새>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하니 새삼 또 새로운 기분이 듭니다. 앞으로 수업할 때 이 이야기를 곁들여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저장해둡니다.
작중에서 폐렴은 '눈에 보이지 않는 냉정한 이방인', '얼음 같이 차가운 손가락', '피투성이 주먹을 휘두르는 숨결 거친 늙은 협잡꾼' 등으로 표현됩니다. 폐렴을 바라보는 19세기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표현으로 읽었습니다. 필사를 하면서 작가가 표현을 할 때의 문체와 어조가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깔끔하며 담담하게 그러나 정교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상황을 잘 표현하는 단어와 문체를 일관성 있게 적어내려갈 수 있는지 궁금증이 느껴집니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의 이주윤 작가님은 이도 저도 아닌 글을 쓰지 않기 위한 팁으로 '단 한명의 독자를 향한 글'을 써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야 그와 어울리는 단어와 문체, 그리고 일관성 있는 글을 통해 독자에게 '몰입'이라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합니다. 굉장히 설득력 있는, 실효성이 있는 조언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설명하려면 고려해야할 상황이 많다보니 기준이 흔들리겠지만, 오직 한 사람에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면 딱 그 부분에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글을 풀어나가기 좋을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기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춰 행하는 것이 오히려 흔들림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생각이 드는 필사의 시간이었습니다.
'Explore: 삶 > 에필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필로그]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0) | 2025.02.26 |
---|---|
[에필로그] 이태준, <문장강화>, 창비, 2017년, p.230 (1) | 2025.02.25 |
[에필로그] 현진건, <운수 좋은 날> (0) | 2025.02.23 |
[에필로그] 양귀자, <모순>, 쓰다, 2013년, p.296 (1) | 2025.02.22 |
[에필로그]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 2023년, p.54 (0) | 2025.02.20 |
블로그의 정보
ESC 쌤의 과학탐험실
ESC 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