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쌤의 과학탐험실

[에필로그] 김지연, <마음에 없는 소리>, 문학동네, 2022년, p.315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필력을 늘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쓰기 시작한 것이 에세이입니다. 왜냐하면, 가장 잘 알고 소재가 풍부한 것이 바로 '나'라는 조언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나'를 드러내는 것이 참 낯간지럽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색하다는 생각에 참 글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찌되든 무언가 '주제'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작품의 '구절'들을 필사하면서 이를 비계(Scaffolding) 삼아 '나'를 드러내면서 좀 더 '나'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나'를 이해한다는 것이 심리학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나'에 대해 쓰면서 '나'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잘 몰랐거나 인지하지 못했던 '나'에 대해 알게 되는 부분들이 생기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왜 '나'는 그런 행동을 했고, 그런 생각을 했으며,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아가곤 합니다. 현실에서는 드러내기 어려운 감정과 생각이기에 풀어내지 못했지만, 글을 써내려가면서 생각보다 응어리진 부분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갈수록 '울음'이라는 것이 어렵습니다. 제가 뭐라고 그런 것이 있겠냐만은, 무언가 스스로 느끼는 나만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나이들어감', '어른이 된다는 것'의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글을 써내려가면서 생각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나'를 대신해서 '엉엉 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결이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아직 글이라는 것을 그리 써보지는 않았지만요.

 

  펜이 칼보다 강하다.

 

  한 번쯤 들어보셨을 표현인 것 같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영국 BBC 방송이 이 말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19세기 영국 작가 ‘에드워드 불워 리튼’이 발표한 역사극 『리슐리외 추기경』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문학과 언론의 영향력(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이는 글이라고 하는 것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의 배경에 따라 같은 글로부터 상상하는 결과가 다르고, 그 '상상'이 폭발적인 공감과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스페인 예술가 Sergio Duce, 인스타그램 @yo_runner, 그림자를 소재로 다양한 의미를 투영시킨 작품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본 작품 외에도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많으니 작가의 SNS에서 확인하시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을 인용합니다. 스페인 예술가 Sergio Duce님의 그림입니다. TV와 책을 비교하며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영상을 통해 부여하는 의미에 비해 활자를 통해 부여하는 의미는 그 확장성이 정말 크다는 것인데, 이는 상상력과 연관성이 있겠지요.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많은 '상상력'을 불어넣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나'에 대해 쓰는 것도 그렇습니다. 어떤 글을 써내려가면서 선택하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위해 고민을 하면서 '나'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되거든요.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들이 풀려나가는 것 같습니다. 글을 써보려고 마음 먹은 '나'에 대해 칭찬하고 싶습니다. 애썼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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