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웅진지식하우스, 2021년, p.19~20
by ESC 쌤
안녕하세요, ESC 쌤입니다.
기다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지 않을까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것이 어린 시절의 나에게 가장 큰 낙이었다는 것처럼 우리는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린 기억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이 왔을 때, 총알처럼 밖으로 내달리는 경험이 있을 것도 같고요. 그렇다면 기다리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기다려주는 사람은 어떤 느낌일까요?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따뜻한 감정이 샘솟습니다.
어렸을 적에 늦게 퇴근하시는 아버지를 마중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가도, 사춘기를 지나며 점점 나와보지도 않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빠~~~!!!"하고 달려오는 꼬맹이의 모습을 기대하며 들어오는 제 모습을 보며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입김에서 느껴지는 술 냄새, 이것은 사람마다 느껴지는 것이 다르겠죠. 역겹고 토할 것 같은 냄새일 수도 있겠지만,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냄새일 수도 있습니다. 술 냄새와 함께 늦게 들어오시며 가끔씩 꺼내주시는 용돈은 늦게 들어와 공유할 시간이 적어 대화를 하지 못함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 날은 더욱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사람마다 느껴지는 어떤 소재의 표상이 다르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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